9월 25일에 경찰서에 가서 영문 면허증을 신청하고 난 뒤에야 오토바이 면허에 대한 생각이 불쑥 떠올랐다.
예전 배낭여행 당시 태국 치앙마이와 빠이에서 난생 처음 스쿠터를 타고 여기저기 뽈뽈 거리면서 잘도 돌아 다녔더랬다.
근데 난 1종 보통 면허가 있고, 국제 면허증을 발급 받아 가서 당연히 스쿠터를 타도 문제가 없는 건줄 알았는데(태국에서 경찰한테 안걸린게 다행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 알게 된 사실은 사실상 1종 보통 면허가 있다고 해서 국내에서 125cc 미만의 오토바이를 탈 수 있듯이 해외에서도 탈 수 있는건 아니라는 것이다.
해외에서 오토바이를 타려면 우리 나라의 2종 소형 오토바이 면허가 있어야 해외에서도 탈 수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급하게 빨리 소형 2종 면허를 따야 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여기 저기 알아보니
내가 사는 청주에 있는 면허 학원에서 2종 소형을 배우면서 딸 경우에는 원동기 면허가 있을 땐 22만 2천원에 등록이 가능하고, 없으면 37만 2천원으로 15만원이라는 큰 금액이 차이가 났다.
대신 원동기 면허가 없을 경우엔 안전교육과 기능10시간 수업이고, 있을 경우엔 기능만 6시간 이다.
그래서 나는 굳이 원동기 면허를 따지 않아도 되지만 학원비를 할인 받고자 원동기부터 따야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학원비 절감을 위해 원동기를 따고 학원에 등록해서 2종 소형을 많이들 딴다고 한다.
태국에서 난생 처음 가서 아주 잠깐 연습해보고 몇날 며칠을 스쿠터를 타고 돌아다닌 경험이 있어서 원동기는 금방 딸 수 있을 것 같았다.

제 2종 원동기와 제 2종 소형 시험의 코스와 룰은 동일하다.
코스의 순서는 다를 수도 있다. 내 경우엔 원동기 시험을 볼 때는 굴절이 1번 코스였으나 시험을 앞두고 있는 2종 소형은 내가 배우고 있는 학원 시험장의 경우 좁은길 코스가 1번 코스이다.
마의 구간이 굴절 코스인데 대부분 다들 굴절코스에서 탈락을 많이 한다고 한다.

마침 아빠 배달용 오토바이가 원동기 시험용 오토바이와 동일 모델인지라 빌려서 동네 초등학교로 늦은 저녁에 가서 연습을 했다.
모든 코스를 다 그릴 수 없으니 가장 탈락을 많이 한다는 굴절 코스만 규격대로 그려놓고 반복 주행 연습을 했다.

9월 28일에 약 1시간 반정도 연습을 하고, 다음 날인 29일에 다시 1시간 정도 계속 굴절 코스만 연습을 했다.
그렇게 2틀 동안 약 2시간 반정도 굴절코스만 죽어라 판 다음 9월 30일에 바로 원동기 면허 시험을 보러 청주 운전 면허 시험장으로 향했다.
우리 집에서 시험장까지는 버스로 약 1시간 10여분 거리...
조금 늦게 일어나서 출발을 한지라 필기에 붙더라도 오후 3시에 있는 기능을 볼 수 있을지 시간이 애매 했다.
가자마자 접수 번호표를 뽑고 창구로 가서 필기 시험을 접수 하러 왔다고 말씀드리니 응시표를 작성 해 오라고 했다.
사진은 블로그로 봤을 때는 여권사진으로 준비하라고 되어있던데 혹시몰라 여권사진이랑 증명사진 둘 다 가져갔는데 증명사진으로 내도 되냐고 했더니 된다고 했다.
그렇게 접수 후 바로 2층으로 올라가니 시험 시간이 딱딱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 그 때 그 때 접수자가 있을 때마다 컴퓨터 실로 들어가서 바로 시험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컴퓨터 실에는 나보다 먼저 시험을 치루고 있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
원동기 필기 시험은 그리 어려운 편이 아니라고 해서 시험보기 전날 밤에 앱을 다운 받아서 모의고사를 5회정도 풀어보고 갔는데 60점 이상 통과에 77.5점으로 통과를 했다.

필기를 후딱 풀어야 3시 시험 응시가 가능 할 것 같아서 긴장되지만 서둘러서 풀고 합격하고 나니 약 2시 15분 쯤이었다.
바로 다시 1층으로 내려가서 3시 기능 시험에 접수를 하면 시험을 볼 수 있을 거라고 해서 1층으로 내려가서 다시 번호표를 뽑고 대기를 했다.
대기 중인 사람들이 내가 처음 도착했을 때보다 많아서 오래 걸릴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해 2시 30분 정도에 기능 시험 접수를 완료해서 기능 시험을 당일에 치를 수 있었다.


나는 1종 보통 면허가 있어서인지 원동기 시험을 치를 때 신체검사가 면제가 되었다.

청주 운전 면허 시험장.
주소 :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교육원로 131-20

시험 시간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서 미리 시험장 쪽으로 가서 대기를 했다.
코스도 미리 훑어 보면서 시험을 기다리는데 긴장이 되기 시작하면서 점점 심박수가 올라갔다.



시험 시작 전 여성 직원분께서 나와서 시험 코스에 대한 안내와 합격 기준 등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다.
코스 외의 구간에서는 땅에 발이 닿거나 해도 상관이 없고, 기어는 2단, 3단 중 본인이 원하는 대로 시험을 치룰 수 있다고 해서 나는 3단으로 시험을 치뤘다.
이 날 원동기 면허 시험 응시자는 모두 9명이었고 내 순서는 6번이었는데 첫번 째 남자는 시작하자마자 굴곡 코스에서 탈선하여 탈락을 했고, 그 이후에도 다른 남성분이 1분 더 탈락을 했다.
나는 다행히 탈선이나 발짚음 없이 100점으로 한번에 합격을 했다.

내 다음 순서였던 분이 시험을 치루고 있는 모습.

그렇게 이틀간 총 약 2시간 반의 준비로 2019.09.30일에 원동기 면허를 100점으로 한방에 합겹을 했다.

문제의 굴절코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었다.
위에서 말했듯이 며칠 전 영문 면허증을 경찰서에서 신청을 해놨었는데 그게 원동기 면허 시험을 치룬 날 아침에 발급이 돼서 경찰서로 전달이 됐다고 하여, 원동기 면허가 포함 된 면허증의 재발급이 불가능 하다고 했다.(다음 날이나 되어야 재발급이 가능하다고..)
학원에 등록시 원동기 면허증이 있어야 15만원을 할인 받은 22만 2천원에 2종 소형 면허 코스를 등록 할 수가 있는데...혹시나 싶어 학원에 문의를 해보니 수업 기간 내에 원동기 면허증을 발급 받아서 올 수 있으면 괜찮다고 하여 원동기 시험에 합격한 당일 9월 30일에 바로 대영 자동차 운전 면허 학원에 2종 소형 코스를 등록 했다.(집에서 그나마 가장 가깝고 소형 2종을 하는 곳이 여기 밖에 없어서...근데 내가 1종 보통 면허를 딴 곳도 이 학원이었다.)

학원에서 제공하는 셔틀차가 집근처로 왔고 7시 30분쯤 탑승을 해서 학원으로 향했다.
미리 예약해둔 수업 시간이 8시라 시작 전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제대로 된 등록을 위해 서류를 작성하고 강사님이 계신 곳으로 이동을 했다.
강사님께서 오토바이를 타본 적이 있냐고, 학원에서 미리 테스트를 했었냐고 내게 물어보셨다.
원래는 학원에서 등록을 받기 전 테스트를 받아보고 안될 것 같은 사람들은 등록을 안받아 준다고 했는데 나는 전화 상담시 오토바이를 타본적이 있다고 대답을 해서인지 테스트 얘기를 꺼내지 았았었던거 같다고 강사님이 말을 하셨다.
강사님이 오토바이(모델명 미라쥬)를 끌고 나오셨고 간단한 작동 법을 알려 주신 후 우선 오토바이의 감을 익히도록 넓은 공간에서 서행을 하며 방향 전환 연습을 했다.
확실히 원동기 시험용 바이크 시티베스트는 그리 핸들링이 어렵지 않았으나 미라쥬는 차체가 무겁기도 엄청무겁고 메뉴얼 바이크는 처음이라 너무 빡셌다.
엑셀을 아주 살짝만 당겨서 부웅- 하고 나가버릴 정도로 엑셀이 너무 예민해서 감을 잡기가 조금 힘들었다.
몇 번 클러치를 너무 빨리 놔서 시동을 꺼트렸는데 강사님이 졸라 화난 얼굴을 하며 씅질을 내셨다.
돈 내고 배우는 고객한테 너무한거 아닌가 싶었지만...그래도 위험하고 안전이 달린 문제라 이해하고 넘겼다.
감을 좀 익힌 후에는 코스로 가서 계속 뺑뺑이를 돌면서 코스를 통과하는 연습을 했다.
그렇게 오늘 50분 연습, 10분 휴식을 하면서 3시간의 수업이 끝났다.
그마저도 오늘 시험보는 사람이 두명 있어서 몇 분 조금 일찍 끝냈다.

크지도 않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직접 고사리 손이라 말하기 뭐하지만 ㅋㅋ) 클러치를 계속 세게 잡고 있으려니 손가락과 손바닥이 너무 아팠다.
팔힘도 필요하고 ...오토바이 타는 동안 긴장을 너무 해서 그런지 수업을 끝내고 다시 셔틀을 타고 집에 오고 나니 팔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너무 피곤했다.
이제 내일 마저 3시간을 타고 나면 바로 2종 소형 시험이다...ㅠㅠ
강사님이 그래도 나보고 굴절 코스만 잘 통과하면 한번에 시험에 통과할 것 같다고 말해주셨지만....실수라도 한번 했다간 아차하는 순간 탈락일듯....ㅠㅠㅠ
원동기는 원샷원킬 했으니 제발 2종 소형도 원샷원킬 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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